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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병', '고2병' 기타 등등 신조어가 만들어지고 꽤나 포괄적으로 쓰이는 모양입니다만
이런 단어들이 생겼다고 해서 애들이 하는 행동이 크게 변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애들이 하는 행동들을 좀 더 가까이서 재조명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지요.

중2병의 증상이래봐야 하나하나 분석해보면 저도의 우울증, 정체성 혼란,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의한 불만족과 비뚤어진 표출, 그리고 '멋'있는 것에 대한 동경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다 보면 사춘기 증상을 조금 확대해서 해석한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제가 자랐을 무렵엔 중2병이란 단어 대신 사춘기라는 단어로 애들을 가리켰지요.
실제로 애들이 '그럴' 때고 또 어른들 자신들도 그럴 때 그런 행동을 해 왔으니 대체적으로 이해를 해 주는 겁니다.
어렸을 때 이불을 적셨다고 놀리는 사람은 별로 없지요. 물론 지금 나이에 적셨다면 놀림거리가 되지만 말입니다.(이 비유는 조금 뒤에 더 언급하지요.)
주위를 살펴보면 요즘엔 사춘기라는 단어가 쓰이는 시기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에선요.
왜일까요? 같은 뜻의 단어가 필요 없으니까 말입니다.

새로운 단어는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는 법입니다.
이전에는 아이들의 자연스런 '행동'이 이제는 그 시기에 거쳐가는 '병'이 되어버렸죠.
실제로 행동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런 행동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바뀌었다는 뜻입니다.
이 이유에 대해서도 할 이야기는 많지만 이 글에서의 논지가 아니므로 생략하겠습니다.

문제는 이 단어가 전신인 사춘기의 영역을 넘어서 새로운 무언가로 변한 때입니다.
인터넷의 발달, 교양의 부족, 부모에 의한 과대한 의존으로 인한 비성숙...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서 분명히 어렸을 때 졸업해야 했을 부끄러운 행동들을 어른이 되어서도 하는 아해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행동은 분명히 정상이 아니고 그래서 우리는 이 사람들에게 사춘기를 열화시킨 단어인 중2병이라 불렀습니다.
물론 손가락질을 받는 쪽은 기분이 좋을 리가 없지요. 똑같이 '너도 중2병'이라고 하는 겁니다.
아이들의 예를 보면 '너 바보!' '무지개 반사!' '칼라똥 반사!' 라는 격입니다.
오줌의 예를 다시 생각하면 십대 성생활이 과도해서 요도가 흐물어지고 또 그래서 20대에도 이불을 적시는 양반이 '배설기관은 원래 몸이 가장 릴랙스할 때 배출하도록 되어 있다' 하고 도리여 목소리를 높히는 격이죠.

여하튼 간에 이렇게 중2병이란 단어는 여기 튀고 저기 튀어대다가 이제는 매우 포괄적인 욕설로 진화했습니다.
그러던 사이에 정확한 정의는 애매해지고, 또한 정의가 애매해질 수록 용법도 늘어나지요.
작금 인터넷 여기저기에서 쓰이는 예를 다 모아두고 보면, 그 누가 중2병의 정의는 사춘기다, 라고 확신해 말할 수 있겠습니까?

결론은 이제 와서 내가 중2병이니 네가 중2병이니 하며 목소리 드높일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상태를 말하는 단어 중에서도 욕설, 특히 포괄적으로 사용되는 욕설의 특징은 대부분의 상황을 포함한다는 겁니다. 즉 일부분만 갖고 끄집어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죠.
건담은 턱이 빨갛기 때문에 좌빨이다-라는 조크도 있잖습니까?

그래서 저는 누가 저보고 중2병이라 해도 크게 신경 안 쓰렵니다.
오히려 이 기회에 동심(?)을 찾아서 그 때적 행세를 하지요. 재밌잖습니까?
너도 나도 상대방을 가리키는 데 쓰는 단어로 지칭되어 수렁에 빠지느니, 차라리 수렁에 직접 뛰어들어 껄껄껄 웃으렵니다.

그래서 오늘도 달은 빨갛고 내 피는 거무죽죽한 나는 암흑에데쓰의 아바타며 결정체.
크크크크크그크크큭 새빨간 피 피 피 크큭크크크 크크크큭
크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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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adalin 2009/12/28 02:02 댓글주소 | 수정/삭제 | 댓글

    빨간 것은 좋지.

    다른 모든 색따위 빨강의 발 아래에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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